[일반] 교황 프란치스코의 2020년 11월 기도지향 해설
본문
교황 프란치스코의 2020년 11월 기도지향 해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 보편 지향 : 인공지능
- 로봇 공학과 인공 지능의 발전이 언제나 인류에 도움이 되도록 기도합시
다.
우리 시대 인류는 새로운 과학기술에 힘입어 전에 없었던 새로운 문명 속
에서 살고 있습니다. 특히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달이 두드러지는데, 몇 년
전에 있었던 알파고의 바둑 실력이 많은 국민들을 놀라게 했었죠. 또 길거리
를 걷다보면 외국인들이 스마트폰으로 즉석에서 번역을 해서 길을 묻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사진첩을 열어보면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얼굴을 인식해서
자동으로 분류해 주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드론이 택배를 배달해준다고도
하니 이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이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해주고 있는 것은 사
실입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이 좋은 것들만 주는 것은 아님을 우린 알고 있습니다.
소매치기는 줄어들었지만 매체를 이용한 피싱이 늘어났고, N번방 사건이나
가짜 뉴스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인터넷은 좋은 정보만 주는 것이 아
니라 해악을 끼치기도 합니다.
지난 세기의 과학 발전은 인류를 달에도 갈 수 있게 했지만, 동시에 핵폭탄
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기도 했습니다. 이를 고찰해보면 ‘기술’
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좋고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의 태
도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떤 철학자의 비유처럼 칼이란 도구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음식을 만드는 데에 쓰일 수도 있고, 사람을 해치는
도구로 쓰일 수도 있듯 중요한 것은 인간의 윤리적 선택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사목헌장」은 현대인이 처한 상황을 이렇게 표
현합니다.
오늘날 인류는 그 역사의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시대에는 급격한 변
화가 점차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인간의 지능과 창조적 노력에서 일
어난 변화는 인간 자체를 변화시켜, 개인과 집단의 판단과 열망, 사물과 인
간에 대한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바꾸고 있다.
인류가 이토록 풍요로운 재화와 능력과 경제력을 누려 본 적은 결코 없었
다. 그러나 아직도 세계 인구의 상당수는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고 있으며 무
수한 사람들이 완전 문맹에 시달리고 있다. 인간이 오늘날처럼 예리한 자유
의식을 가져 본 적이 결코 없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심리적 예속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는 또한 각자의 상호 의존과 필연적인 연대로 하나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그토록 절감하면서도, 서로 싸우는 세력들이 일으키는 극도의 대립으로
분열되어 있다. 정치, 사회, 경제, 인종, 이념의 극심한 분쟁들은 여전히 계속
되고 있으며, 모든 것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전쟁의 위험도 없지 않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 「기쁨과
희망」, 4항)
이 문헌이 말하는 것처럼 우리 시대는 이토록 풍요로운 재화와 능력을 갖
추었지만, 그것이 인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하고 있습니다. 즉, 아무
리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인간은 그 기술을 이용하여 선을 실천해야하는 존
재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습니다.
이 원리는 우리 시대 고속으로 발달하고 있는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에도 적
용됩니다. 지난 2월에 교황청 생명 학술원(the Plenary Assembly of the
Pontifical Academy for Life) 주관으로 바티칸에서 “로봇윤리 : 인간, 기계,
건강Roboethics: Humans, machines and health”라는 주제를 가진 워크숍이
개최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의 윤리에 대해 논하는 이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교
황님께서도 말씀을 나누어주셨습니다.
이 점을 다시 말씀드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공지능과 로봇, 또 다른 기술
적 발전들은 인류에 봉사하며 우리 공동의 집인 지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사용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인간의 천부적 인권은 우리의 성찰과 활
동의 중심에 자리잡아야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인공지능artificail intelligence”이란 명칭은 잘
못 이해될 위험이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단순 작업들을 훌륭히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지식과 행위라는 특권과는 거리가 먼 기능적인 장치입니다.
인공지능은 사회적으로 위험하게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기술이 인간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기술화되는 위험은 이미 존재 합니다. 이른바
지능형 기계intelligent machine들이 거의 인간과 유사하다고 성급히 여겨지
는 현상이 그렇습니다.
우리는 지능, 양심, 감성, 의도, 도덕적 행동의 자율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더 깊이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인간의 능력을 시뮬레이션하는 인공적 기계들
은 인간성이 없습니다. 이 점은 최신 기계의 이용과 연구에 있어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점을 유념한다면, 새로운 기술의 발견이
가져올 잠재력이 모든 인류에게 이익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의 사유, 감정, 심리를 물리적이고 유기적인 기능의 합으로 설명하려는
모든 시도는 인간 경험과 의식의 출현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인간이란 현상
은 계산 가능한 개별 요소들의 합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전체는 부분의 합
보다 크다”라는 공리는 이러한 맥락에서 새로운 깊이와 의미를 발견합니다.
Pope Francis, Audience with the participants in the Plenary Assembly of
the Pontifical Academy for Life,
2019.2.25. 중에서
교황님 말씀처럼, 우리가 아무리 인공지능을 ‘지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부른다 할지라도, 그것은 인간을 대체하거나 인간과 대등한 것일 수 없습니
다. 인간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습을 닮게 만드신 세상의 유일한 존재입니
다. 오히려 인간은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여 공동선에 이바지하고, 또 사랑을
실천하도록 초대받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달에는 교황님과 함께 우리가
첨단 기술을 인류 발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기도하도록 합시다.
■ 말씀 : “사실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그리스도
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1코린 3, 21.23)
■ 성찰 : 우리는 삶에 주어진 최신 기술들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습니까?
하느님의 창조질서에 맞게 사용하고 있습니까?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