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짧은 인연이었지만 지우지는 말아요
바르톨로메오 바르톨로메오
2020-12-05 08:53
2,411
0
본문
‘스코 형’
성전(聖殿) 맨 뒷자리에서
손수 만든 장첩(粧帖)에 기도문을 깨알 같이 써 놓고 기도하던 스코 형
나 오늘 새벽미사에 왔을 때
비어 있는 그 자리에 눈길이 멈췄네요.
아! 스코 형, 지난 5년 동안 새벽미사에 함께 했던 인연(因緣),
프란치스코 형, 짧은 인연인데도 쉽게 지워지지 않아.
‘스코 형’
“나 13일부터 여기 안 나와” 하던 말
내가 어찌 그 마음 모르겠소. 스코 형,
해박(該博)한 신앙 지식으로 툭 던지듯 물어 올 때
우물우물 얼버무렸던 내 모습, 정말 부끄러웠소.
아! 스코 형, 지난 5년 동안 새벽미사에 함께 했던 인연,
프란치스코 형, 짧은 인연인데도 쉽게 지울 수가 없네.
‘스코 형’
새벽 미사가 끝나면 먼 길을 돌아 집으로 가던 길
이젠 나 혼자 터벅터벅 발길을 옮기고 있다오 스코 형,
함께 걷는 사람이 없으니
성모송 흥얼대며 집으로 간다오,
아! 스코 형, 지난 5년 동안 새벽미사에 함께 했던 인연,
프란치스코 형, 짧은 인연인데도 지워지지 않아요.
‘스코 형’
세월은 또 왜 이래 빨라,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가
옮겨 간 ‘우장산 본당’에서 정(情)은 좀 붙였나요. 스코 형,
낯선 타향(他鄕) 같은 기분, 그 기분 내가 알지
은근히 기득권(旣得權) 행세하는 사람들이 마음속에 보일 거야.
아! 스코 형, 지난 5년 동안 새벽미사에 함께 했던 인연,
김동수 프란치스코 형, 짧은 인연이었지만 지우지는 말아요.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