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웬 사람이 누구일까.
바르톨로메오 바르톨로메오
2020-12-15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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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벽(06시) 미사가 없다. 코로나가 성당 교우들의 발목을 붙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새벽이면 하루도 거르지 않았던 일, 오늘도 미사 예절은 없지만, 성당으로 가고 있었다. 모퉁이를 돌아서니 정문 시계 기둥 옆에 검은 실루엣(silhouette)이 눈에 들어온다. 분명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 방역 2.5단계로 성당 문이 닫혀 있어 새벽마다 짧은 시간이지만 기도와 함께 명상에 잠겨보는 자리, 내가 매일 서는 자리인데 누구일까…, 다가가니 베네딕토(84) 어르신이다.
성전에서 중앙통로를 사이에 두고 왼편과 오른편에 앉아 새벽 미사 예절에 수년간 빠짐없이 참석해 왔던 이승범 베네딕토 어르신이다.
오늘 새벽은 영하 9도의 맹추위다. 체감온도는 영하 15도정도 되지 않나 싶은 새벽인데, 춥고 어두운 길을 묵묵히 걸어와 주님 앞에 서서 성호를 긋고 있는 어르신을 보니 존경심이 절로 나온다.
베네딕토 어르신 참 대단한 분이다. 아직도 정신은 불혹(不惑)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님의 은총과 축복 속에 베네딕토 어르신 백수무강(白壽無疆)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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