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여름과 모기
바르톨로메오 바르톨로메오
2020-06-08 11:31
2,374
0
본문
여름에 제일 싫은 것이 모기다.
유별스럽게 나는 모기를 잘 탄다.
여럿이 모여 있으면 모기는 나에게만 온다.
내 체취(體臭)가 남다른가 아니면 내 피가 달짝지근한가. 이상하게 모기가 나만 뒤쫓듯 찾아 든다.
오늘 하루도 주님과 함께하겠다며 아침 미사에 참례했다.
불청객인 모기가 성전에 몰래 들어와 있었던 모양이다.
시작 예식이 지나 말씀 전례가 시작되었는데 손등에 가볍게 간지러운 느낌이 온다.
모기 한 마리가 일을 저지를 자세다. 잡으려고 얼른 손바닥을 펴니 살짝 날아 자리를 옮긴다. 이렇게 쫒기를 두어 차례 반복했는데 급기야 팔목에 일격을 가한다.
손바닥을 가볍게 내리쳤는데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뭉개져 버린다.
올여름 처음 당해 본 모기의 일격이었다.
모기는 많은 사람 중에 하필이면 나를 선택했을까. 여름만 되면 내가 풀어야 할 수수께끼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