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교황 프란치스코의 2020년 3월 기도 지향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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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의 2020년 3월 기도 지향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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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화 지향: 중국 가톨릭 신자들
- 중국 교회가 한결 같이 복음에 충실하고, 일치 안에서 성장하도록 기도
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이번 달엔 중국 교회를 위한 기도를 부탁하십니다.
중국 교회가 복음에 충실할 수 있고, 또 일치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
하자는 말씀인데 이 지향의 행간을 알기 위해서는 중국 가톨릭교회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 짧은 지면을 통해 중국 교회 역사에 대한 자세
한 내용을 다룰 순 없지만, 교황님께서 어떠한 마음으로 중국 교회를 위해
기도하자고 하셨는지 더 깊이 이해하실 수 있도록 간략한 역사를 말씀드리
고자 합니다.
중국과 가톨릭교회와의 관계에서 주목할 만한 장면은 16세기로 거슬러 올
라갑니다. 예수회 마태오 리치 신부(1552-1610)는 중국과 중국인들을 ‘사랑했
던’ 선교사였습니다. 당대의 문화, 즉 명나라 문화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선교
했던 그의 ‘적응주의 선교’는 선교역사의 획을 긋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는 이
런 방식으로 중국에 그리스도교를 성공적으로 전파하였습니다. 중국은 아직
까지도 서양에서 온 현인 이마두 신부(마태오 리치 신부의 중국 이름)를 존
경합니다.
하지만 현대사에서 교회와 중국 정부와의 관계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이후 공산당은 모든 종교를 국가의 관리 하에
두고자 했습니다. 1957년 공산당에 의한 ‘중국 천주교 애국회’설립은 가톨릭
교회와 공산당의 갈등의 시발점입니다. 정부가 이 단체를 통해 교황청 승인
없이 자체적으로 주교를 임명하여 교회를 통제하려 했기 때문이죠. 이러한
움직임에 반대했던 일부 성직자와 신자들은 정부의 감시를 피해 비밀리에
신앙 활동을 계속하려 했고, 이에 ‘지하교회’라 불리는 공동체가 생기게 됩니
다. 국가가 종교를 통제하려는 정치적 이유 때문에 중국은 ‘애국교회’와 ‘지하
교회’라는 두 교회가 한 나라 안에 공존하는 특이한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
다.
비오 12세 교황은 1958년에 교황청 승인 없이 임명된 주교들은 불법이며,
주교 서품식을 집전하는 주교들은 파문된다고 선언했습니다. 교황청과 공산
당과의 갈등 속에서 지하교회는 정부의 극심한 박해를 견뎌야 했습니다. 하
지만 애국교회 신자들이 편하게 신앙생활을 했던 것도 아닙니다. 1966년 마
오쩌둥이 문화혁명을 일으켜 종교를 탄압했을 때 애국교회 역시 극심한 박
해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애국교회와 지하교회가 각자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 교회 역사
안에서 화두가 된 것은 ‘일치’의 문제입니다. 중국 가톨릭교회는 이미 자신들
안에서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어 일치가 요구되었고, 주교 서품에 있어 교황
청과의 갈등이 있기 때문에 전체 교회와도 일치가 요구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교황청은 중국과 오랜 기간 대화를 시도해왔습니다.
그 예로 요한 바오로 2세부터 베네딕토 16세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교
황님들은 교황청 승인 없이 서품된 주교들을 점차 승인(합법화)하려 했습니
다. 이 과정에서 모든 주교가 교황청의 승인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점차 승
인을 받은 주교들이 늘어갔습니다.
2018년 9월 22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중국 정부와의 ‘주교 임명에 관
한 잠정합의문’에 서명하셨습니다. 이 합의문은 비공개로 부쳐졌으나, 교황님
께서는 이 합의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서 시작하여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지속해온, 교황청과 중국 정부 당국자들 사이의 길고 종합적인 공식
대화의 결실”이라 말씀하셨습니다.
교황청과 중국교회와 정부와의 대화는 계속 이어지고 있으나, 중국 교회를
위한 우리의 기도는 절실합니다. 이러한 어려움들 속에서 무엇보다 고통을
겪는 것은 중국에 있는 가톨릭신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교황님께서는 보편교
회의 신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온 교회의 형제 자매 여러분, 여러분은 중국 교회 안에서 오늘날 일어나는
것들을 인식하도록 초대 받습니다. 우린 중요한 의무를 받았습니다. 이 의무
란 열심한 기도와 형제적 우정으로 중국 교회의 형제 자매들과 함께 하라는
것입니다. 실로 중국의 우리 형제들은 그들 앞에 놓인 여정이 그들 홀로 걸
어야 할 길이 아님을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은 교회의 중요한 지체로서
받아들여지고 지지받아야 합니다. “보라, 얼마나 좋고 얼마나 즐거운가, 형제
들이 함께 사는 것이!”(시편 133,1)
교황님 말씀처럼 갈등과 분열이라는 어려움 중에 있는 중국 신자들이 자신
들이 중국 안에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신앙 안에서 보편 교회와 하나
되어 있음을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한
가족(에페 2,19)”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달에는 중국 교회의 신자들이 복음에
충실하고, 일치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교황님과 함께 기도하도록 합시다.
▪ 말씀 :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
▪ 성찰 : 신앙와 정치가 충돌하는 나라에 살고 있는 형제들을 위해 우리는
어떻게 연대할 수 있습니까?
http://cafe.daum.net/eaop/JgM7/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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