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이제 버려야지 했던 군자란
바르톨로메오 바르톨로메오
2020-03-2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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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봄의 전령인 군자란이 늦게 사 꽃잎을 펼쳤다.
큼직한 화분에 탐스럽게 꽃이 피어 있는 군자란을 선물로 받아 길러 왔다.
20년 전이니, 그동안 분갈이를 여러 번 하여 개체 수를 늘렸는데 모두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주고 집에는 딱 두 화분만 남겨 길러왔다.
그동안 봄만 되면 봄을 알리는 전령(傳令) 노릇을 톡톡히 해 온 화분이다.
긴 세월을 지나다 보니 애착(愛着)이 덜하여 지난해부터는 발코니 구석에 버린 듯 팽개쳐 두었는데, 이게 봄이 되었다고 꽃대를 올리더니 꽃을 피워 준다.
주인의 푸대접도 아랑곳하지 않고 붉은빛이 선명하면서 탐스럽게 꽃을 피워준다.
아무리 주인이 밉더라도 꽃대 서너 개는 올려 주어야 하는데, 볼품없게 꽃대 하나만 올려놓고 꽃을 피워준다.
긴 세월 동안 열악한 환경과 성의 없는 주인을 만났는데도 꽃을 피워주니 얼마나 대견스러운가.
이제 버려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활짝 핀 꽃을 보니 생각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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