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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생명의 말씀 - 임금이신 그리스도,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의 왕직(온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9-11-25 14:30 2,37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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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보 제225820191124(다해)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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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말씀

 


임금이신 그리스도,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의 왕직(王職)

 


          최승정 베네딕토 신부 | 가톨릭교리신학원 원장

 


오늘의 첫째 독서인 2사무 5장에서 다윗은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와 계약을 맺고 이스라엘의 임금이 됩니다.

계약의 대목에서 이스라엘의 원로들이 다윗에게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스라엘의 군대를 이끌고 나

라를 지켜줄 것,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어 나

라를 다스려줄 것, 이 두 가지입니다. 이 두 가지 요청은

오늘날의 국가 지도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의 독서에서는 명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구약에서는 임금에게 부여되는 셋째 역할이 있습니다. 그것은

신학적 역할입니다. 임금의 신학적 역할이란 이스라엘 백성들

이 하느님만을 섬기고, 다른 잡신이나 우상을 섬기지 않도

록 다스리는 일입니다. 그 신학적 역할에 구약의 역사서는

매우 큰 비중을 할애하는데, 특히 이스라엘이 멸망한 것도

다윗 이후의 임금들이 바로 그 신학적 역할에 충실하지 않

았기 때문이라고 역사서는 설명합니다.

 


둘째 독서는 콜로 1장입니다. 특히 콜로 1,15-20은 예

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에 대해 창조론적으로 노래하는

그리스도 찬가입니다. 그 찬가를 이끄는 12-14절에서

바오로는 빛의 나라어둠의 권세를 대비시키는데,

그에게 있어서 그 빛의 나라는 곧 아드님의 나라(!)”입니

. 그리고 뒤따르는 그리스도 찬가는 아드님의 권능에 대

해 노래합니다. 그 권능의 마지막 목적지는 평화화해

입니다.

 


오늘의 복음인 루카 23장에서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은

두 명의 죄수를 만납니다. 한 죄수는 예수님을 모독하지

, 다른 한 죄수는 선생님의 나라(!)”를 언급하면서 자신

을 기억해 줄 것을 청합니다. 여기서 선생님의 나라라는

표현은 예수 그리스도의 왕권을 가리키는 것으로 알아들

어야 합니다.

 


성서 신학자들은 하느님 나라라는 개념을 장소적으로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다스림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하느님 나라라는 것입니

. 그런데 오늘 이 독서와 복음은 그 하느님 나라를 그리

스도의 나라라고 부릅니다. 그것은 하느님과 예수님의 일

치 아래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하느님의 권

능과 예수 그리스도의 권능이 본질적으로 동일하기에 가

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 본질적 동일성은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다스림이 (지배의 권력이 아니라!) 섬김의 권능이라는 점

입니다(마르 10,45 참조). 예수님의 부르심에 따라 그리스도인

들도 세상 안에서 (지배가 아닌!) 섬김의 왕직(王職)을 수행합니

.


 

하느님과의 일치 아래서, 약하고 소외된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해, 세상의 화해와 하느님 창조계의 평화를 위해

땀 흘리는 수고로운 섬김의 삶이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왕직(王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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