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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생명의 말씀 - 실패를 주저하지 않으시는 (연중 제24주일)

프란치스코
2019-09-17 18:05 2,40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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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보 제22482019915(다해) 연중 제24주일

생명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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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주저하지 않으시는

             허규 베네딕토 신부 |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교수

 


 


예수님의 가르침 중에 가장 많은 것은 비유입니다.

마르코복음은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말씀하지 않으셨

. 그러나 당신의 제자들에게는 따로 모든 것을 풀이해 주

셨다.”(마르 4,34)고 기록할 정도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

신 비유는 어렵지 않습니다. 당시의 일상 안에서, 사람들의

생활 안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들을 다룹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루카복음 15장은 하나의 주제에 여러 비유를

담고 있습니다. 그 주제는 바로 되찾은것들에 관한 것이고

다른 입장에서 보면 회개에 관한 것입니다. 되찾은 양의 비유,

되찾은 은전의 비유 그리고 되찾은 아들의 비유는 교부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감탄을 자아냈던 내용입니다.

세 비유는 공통적으로 되찾음의 기쁨을 이야기합니다.

 


예수님은 유다인들에게 낯설지 않은 목자를 통해 첫째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목자는 단지 양을 키우는 직업 그 이상

이었습니다. 양 떼와 매일매일의 삶을 같이했던 목자는 양이

좋은 풀을 뜯도록 안내하고, 더위에 지치거나 아픈 양을

걱정하고 돌봐줍니다. 그에게 양 떼는 식구와도 같습니다.

이런 목자에게 잃었던 양을 되찾는 것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예수님의 시선은 한 가정으로 향합니다. 하루 종일 거의

집에서 생활하며 집안의 모든 살림을 챙기는

것은 여인들의 몫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여인의 삶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최선을 다해 은전을 찾은 여인은 말

합니다.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은전을 찾았습니다.”

 


예전에는 탕자의 비유라고도 불렀던 되찾은 아들의 비유는

복음서의 그 어떤 비유보다도 하느님과 우리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먹고 즐기자. 나의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도로 찾았다.”

 


하느님은 되찾고 기뻐합니다. 무엇보다 잃었던 것들은

이미 하느님께 속해 있었습니다. 원래의 자리를 떠나 다

른 자리에 있는, 가던 길을 벗어나 다른 길로 접어든, 하느

님 앞에 있었지만 하느님을 피해 어디론가 사라진 것들입

니다.

 


이 모든 것을 제 자리로, 원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회개를 말할 때, 항상 그 바탕에 있는

것은 하느님의 자비입니다. 하느님은 애써 잃은 양을 찾는

목자나 온 집안을 샅샅이 뒤져 은전을 찾아내는 부인이나

집 떠난 아들을 매일매일 기다리는 아버지와 같습니다.

분은 애써 찾아 나서고, 인내하면서 기다리고, 되돌아온 이

들을 기쁨으로 맞아주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그분은 자주

벌을 내리는 것에 실패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내리겠다고 하신 재앙을 거두셨다.”(탈출 32,14) 실패를 주저

하지 않으시는 하느님의 다른 모습은 자비입니다.

 


그 자비는 우리에게 주어진, 변화할 수 있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

갈 수 있는, 나의 원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

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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