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비가 오니 비닐우산 부터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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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장마 중인데도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오늘 옷이 젖을 정도로 비가 내리고 있다.
전철역에서 나오자마자 우산부터 사기로 하고 가까운 편의점에 뛰어들었다.
비닐우산을 집었다. 옛 파란 비닐우산과는 격이 다르다. 튼튼한 우산살에 탱탱하게 조여 있는 두꺼운 투명 비닐, 임시방편으로 사용하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우산이다.
펼쳐 든 비닐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발길을 가볍게 이끈다.
집에 돌아오니 현관에 똑같은 비닐우산이 놓여 있다. 아내도 외출 후 돌아오는 길에 사 들고 온 것 같은데 물방울이 맺혀 있는 것으로 보아 조금 전에 산 모양이다.
우리 집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비닐우산이 두 개나 모였다.
빗방울이 제법 굵어져 발코니 창문을 두들긴다.
비에 젖은 푸른 나뭇잎들 사이로 직박구리 한 쌍이 집을 잃었는지 슬프게 울면서 포물선을 그리며 사라진다. 저 새는 비가 내리고 있는데 우산도 없이 어디를 가는 것일까. 괜한 생각을 해 본다.
비 오는 날의 오후 잠깐 발코니 창가에서 바쁘게 걸어가는 우산 든 사람들을 보며 지난날들을 떠 올려 본다.
누구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 불렀던 동요 하나쯤은 지금도 잊지 않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누가 10대 때 불렀던 동요 하나 불러보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윤석중의 노랫말에 이계석이 곡을 붙인 ‘우산’을….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파란우산 깜장우산 찢어진 우산 좁다란 학교 길에 우산 세 개가 이마를 마주대고 걸어갑니다.” 하고 큰 소리로 부를 것이다.
비와 우산, 우산과 비는 어릴 적 향수를 일깨워주는 친근함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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