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구순 할머니의 기도
바르톨로메오 바르톨로메오
2019-07-1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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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할머니 방에서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웃음 체조 교실 등 인근 복지관에서 제공하던 다양한 건강 오락프로그램이 여름철이라 쉬게 되어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할머니들이 노래 반주기를 열어 놓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인사도 드릴 겸 들어갔더니 옆방의 할아버지들도 몇 분 건너와 계셨다.
마음대로 부르는 노래라 듣기가 어색했는데 경로당 어르신들 자신들은 모두가 만족하신가 환하고 밝은 얼굴이다.
한 분이 내게 흰 종이 한 장을 내민다.
자세히 보니 ‘착한 죽음을 준비하는 기도’ 가 적혀 있었다. 깨알처럼 촘촘히 손수 쓴 것인데 펼쳤다 접기를 많이 해서 많이 구겨져 있었다.
개신교 다니시는 줄 알고 물었더니 성당에 나가신단다.
한 번도 성당에서 뵌 일이 없어 의아해하니 친구들이 좋아 다니는 성당인 가양동 본당으로 계속 나가신단다.
할머니는 연세가 아흔이다. 아흔인데도 정정하시고 쾌활하시다.
내가 성당에 다니는 줄 알고 계셨다. 그래서 부탁을 한단다.
보고 읽기 쉽게 조금 큰 글씨로 다시 써 달라는 것이다.
할머니가 기도하시기에 편하게 워드로 프린팅하여 여러 장을 만들어 드렸다.
구순 할머니의 기도를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받아 주실 것이다.
영원히 주님을 사랑하고 찬미할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 안에서 착한 죽음을 맞게 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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