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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생명의 말씀 - 소유욕에 기울기보다 존재로서의 삶을 (연중 제18주일)

프란치스코
2019-08-04 14:46 2,46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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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보 제2241201984(다해) 연중 제18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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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말씀

 


소유욕(所有慾)에 기울기보다 존재(存在)로서의 삶을

 


구요비 욥 주교 |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寄生蟲)을 보신 분들의 소감

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며칠

동안 마음이 얼얼하고 슬펐습니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 특별히 가진 사람들과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삶과 그 조건이 대물림으로 고착화되어가는

현실에 대한 냉정한 성찰과 묘사로 보여집니다.

 


에리히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라는 책에서 인간 삶의

형태에는 소유적(所有的) 실존의 삶과 존재적(存在的) 실존

의 삶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소유적 실존의 삶이란 원하

(vouloir), 알다(savoir), 가지다(avoir)를 추구하는 삶을 말

합니다. 이에 반하여 존재적 실존의 삶은 원하지 않는 것

(non vouloir), 알려고 하지 않는 것(non savoir), 가지려고 하지

않는 것(non avoir)을 추구하는 삶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존재적 실존의 삶은 중세의 신비가 마이스터 에

크하르트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느님의 나

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해

설한 것을 저자가 인용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통하여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15)라고 강조하십니다. 예수님은 이 부자의 어

리석음을 이렇게 설명하십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

러하다.”(루카 12,21)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는 건강, 우정, 사랑, 생명 등이 있는데, 특히 죽음 앞에서

인간의 유한성을 절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생명은 인간의

노고(勞苦)의 결실인 재화(財貨)로 살 수 없는 하느님의 선물

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죽었고, 여러분의 생명은 그리스

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콜로 3,3)

하느님이 생명의 주인이시라는 신앙고백에서 그분은 또

한 만사(萬事)를 지배하고 다스리심이 드러납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의 모든 지혜와 능력도 나의 것이 아니라 다 하느

님이 주신 선물입니다.

 


하느님이 주신 이 능력들로 물질적인 부()까지도 마련

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빵 없이는 살 수 없지만 빵 만으로

살 수도 없는 존재입니다.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늘 사랑

으로 돌보아 주시는 하느님의 자녀들로서 소유욕에 기울기

보다 존재로서의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인간의 가치는 무엇을 가졌느냐에 있지 않고 어떤 인간

이냐에 있는 것이다.”(사목헌장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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