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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생명의 말씀 - 비 온 뒤에 굳는 땅처럼? (연중 제 20주일)

프란치스코
2019-08-18 21:23 2,42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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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보 제22442019818(다해) 연중 제20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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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말씀


 

비 온 뒤에 굳는 땅처럼?


     허규 베네딕토 신부 |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교수

 


 


이해하기 쉽지 않은 예수님의 말씀들이 있습니다. 학자

들의 견해를 듣거나 이리저리 생각해 봐도 여전히 쉽지 않

을 때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말씀 역시 그렇습니다.

상에 평화가 아니라 분열을 일으키러 오셨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분열된 가족들 사이에 평화

를 주시는 것이 먼저가 아닐지, 아니면 분열 뒤에 더 친밀

해진다는 말씀인지? 이런 의문들이 생겨납니다.

 


복음 말씀은 로 시작됩니다. 불은 성경에서 다양한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신구약 전체에서 찾을 수 있는 불은

정의를 세우는 하느님의 심판을 나타내는 상징입니다.

불은 하느님의 현존을 나타내기도 하고 성령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세례는 죽음과 관련이 있습니다. 세례가

이 세상에서 죽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는 것을 나

타내듯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세례는 예수님의 고난과 죽

음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하느님의 정의

가 세워지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심판을 이야기합니다.

리고 예수님은 짓눌림에도 구원을 이루기 위해 고난과 죽

음의 길을 가야만 합니다.

 


루카 복음은 예수님의 탄생을 전하면서 그 의미를 이렇

게 선포합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14) 예수

님 탄생은 그 자체로 하느님의 영광이자 땅의 평화입니다.

 


하지만 오늘 예수님은 평화가 아닌 분열을 말씀하십니다.

이 분열은 종말론적인 심판과 예수님의 죽음이라는 사건

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종말은 성경에서 빛이 없는 어둠이

나 멸망, 두렵고 무서운 사건으로 표현됩니다. 또 종말은

전쟁이나 싸움을 통해서 표현되기도 합니다. 유다교의 전승

에는 종말이 오면 친한 친구들 역시 서로 갈라져 싸우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분열

은 종말의 배경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 사이의 분열을 의

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예수님의 세례로 표현되

는 십자가의 죽음은 사람들 사이에 분열을 가져왔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예수님을 신성모독이란 죄로 십자가형에 처

하길 바랐고, 또 다른 이들은 그분을 하느님의 아들로,

원자로 받아들였습니다. 이런 상황은 십자가 죽음 이후에

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분의 죽음은 사람들을 서로 갈라

놓았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도, 가족들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이 땅의 평화를 위해 세상에 오셨지만, 결과적으

로 그분의 삶과 죽음은 사람들을 갈라지게 만들었습니다.

꾸어 말하자면, 사람들이 예수님을 두고 서로 분열한 것과 같

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평화는, 그 진정한 평화는 믿

음 안에서 하느님과 깊은 관계를 맺을 때 이루어질 수 있습

니다. 같은 평화를 말하지만 적어도 신앙인에게 평화는 하느

님 안에 바탕을 두는, 그 안에서 얻어지는 평화입니다. 그렇

기에 우리는 청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상 여러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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