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생명의 말씀 - 예수님을 따른 다는 것 - 일치된 삶(연중 제13주일(교황주일))
본문
서울주보 제2236호 2019년 6월 30일(다해)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생명의 말씀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일치된 삶
김현진 토마스데아퀴노 신부 | 해외선교(과테말라)
얼마 전 과테말라 신부님들과 함께 1박 2일 친교의 시간
을 가졌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봉고차 뒷바퀴 쪽에
서 ‘펑’ 하는 소리가 나면서 차가 흔들렸고 가까스로 차를
세워 내려 보니 타이어가 찢어져 있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타이어 자체가 마치 귤껍질 벗겨지듯 외부 표면과 내부가
분리되어 찢어져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다들 ‘불법
재생 타이어’의 문제라며 한탄했습니다. 여기서는 이미 사용
했던 타이어를 새롭게 외부 표면만 붙여서 만든 재생 타이
어를 많이 사용하고, 그로 인해 사고도 많이 난다고 합니다.
물론 검증된 기술로 만든 재생 타이어는 한국에서도 이미
사용되고 있지만, 과테말라에서는 싼 가격의 검증되지 않은
불법 재생 타이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예비 타이어로 바꾸고 돌아오는 길에 분리된 타이어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서, 분리된 신앙생활에 대해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천주교 신자로서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면서도
실제 나의 삶과 신앙생활이 일치되지 않은 채 지속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한 삶은 겉으로 멀쩡해 보일지 몰라도,
조금 험한 길을 지나가게 될 때 결국 찢어진 타이어처럼 분
리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신앙과 일상이 일치된 삶을 살아
야 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새로운 삶입니다. 그 삶은 기존의
삶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이기에 그 길을 걸어가면 우리
는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됩니다. 새로운 길을 걸어가기 위해
서는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새로운 생명
을 얻고 싶으면서도 기존의 내가 가진 삶의 방식을 고집한
다면, 결국 문제의 타이어처럼 우리의 삶도 분리되고 말 것
입니다. 예수님을 따르기로 했으면 예수님의 방식으로 살아
가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신 예수님의 말씀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예수님을 따르기로 했다면 이제는 온전한 마음, 새로운
마음으로 예수님과 함께 이 길을 걸어야 합니다. 쟁기를 잡
는 ‘선택’을 했다면 이제는 그 쟁기에 ‘집중’하고 나아가야 합
니다. 그렇기에 예수님께서는 ‘쟁기를 손에 대고 뒤를 돌아
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라고 말씀하신 것
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 이미 하느님 나라의 쟁기를 손
에 쥐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예수님을 따라 열심
히 쟁기를 가지고 일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 쟁기를 잡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우리는 새로운 기쁨과 행복을 느낄 것이
고, 신앙과 일상의 일치 안에서 완성된 하느님 나라에 다다
를 수 있을 것입니다. 옛 삶을 그리워하며 뒤돌아보는 것은
결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습니다. 쟁기를 잡았으면,
예수님을 믿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분명 그 길의 끝에는 하
느님 나라라는 엄청난 선물이 있습니다. 올바른 선택과 온
전한 집중을 통해 하느님 나라의 참일꾼으로 신앙생활의 일
치를 이루며, 하느님 나라에 더더욱 다가갈 수 있는 참된 신
앙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