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생명의 말씀 - 부활 증언하기(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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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보 제2227호 2019년 4월 28일(다해)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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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말씀
부활 증언하기
최승정 베네딕토 신부 | 가톨릭교리신학원 원장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을 체험한 사도들은 그분의 명령
대로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고 성령을 기다립니다. 왜냐하
면 예수 부활의 증인이 된다는 것은 인간적 지혜와 능력
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오순절이 되었을
때 성령이 사도들에게 내리고, 베드로는 (그 성령의 능력에 따라)
예수님에 대해 증언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그는 유다인들의 최고 의회에서까지 증언합니다.
그리고 그의 증언을 믿는 이들이 공동체를 형성하기
시작합니다.
오늘의 첫째 독서는 그 후의 (사도들에 의한) 표징과
이적에 대해 언급하는데, 이는 앞선 베드로의 증언이
참되다는 것에 대한 증거입니다. 곧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던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베드로의 (믿기 어려운!) 증언이
그 표징과 이적을 통해 믿을만한 증언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얼마나 믿기 어려운 사건인지에 대해
서는 오늘의 복음이 전합니다. 예수님은 이미 여러 차례 자
신의 부활에 대해 가르쳤지만, 토마스는 그것을 알아듣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을 보았다는 다른
제자들의 증언을 바로 믿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역시 예수
님을 만나자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는 감동적 탄성
으로 자신의 믿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그 고백에 예수님은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말씀으로 응답합
니다. 예수님의 응답은 이제부터 예수 부활에 대한 직접적
인 체험보다는 사도들의 증언을 통해 그것을 체험하게 될
사람들에 대한 축복선언입니다.
그렇게 사도들의 증언을 통해 예수 부활의 기쁜 소식은
세상에 전해지고, 세상은 예수 부활을 통해 선포된 새 생명
을 꿈꾸게 됩니다. 오늘의 둘째 독서에서 묵시록의 저자인
요한은 자신에 대해 소개하면서 자신도 역시 (묵시록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함을 분명히 합니다. 묵시록이 전하
는 증언은 종말에 관한 것입니다. 종말은 심판의 시간이기
에 한편 두렵고 떨리는 일이지만, 그것은 부활 사건이 완성
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묵시록의 종말이란 부
활을 통해 선포된 새 생명이 실현될 새로운 세상의 도래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도들과 그들을 따르는 교회를 통해 전승되어
온 부활에 대한 증언은 교회 전례의 중심에 위치합니다. 그
런데 그 전례에서 사도들의 증언을 통해 새 생명과 새로운
세상의 꿈을 간직해온 교회가 그 모든 희망의 출발점인 부
활을 기억하는 방법은 참으로 역설적입니다. 화려한 불꽃
놀이가 아니라 작은 촛불 하나를 밝히며, 우렁찬 함성이 아
니라 나지막한 부활 찬송과 함께 교회는 사도들로부터 들
어온 부활에 대한 증언을 이어갑니다.
작지만 꺼지지 않는 촛불처럼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삶을 통해, 나지막하지만 희망 가득한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증언을 통해 세상은 올해도 예수 부활의
기쁜 소식을 듣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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