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생명의 말씀 -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본문
서울주보 제2228호 2019년 5월 5일(다해) 부활 제3주일 (생명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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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말씀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 | 서울대교구장
오늘 복음은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쳤던 베드로가 어떻게
다시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주님의 사도가 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곳은 제자
들이 고기를 잡으러 나간 티베리아스 호숫가였습니다. 십
자가에서 예수님이 죽은 후 제자들은 모두 낙담하여 서둘러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들은 너무 무섭고 떨렸으며 마음
은 허탈감과 당혹스러움으로 가득 찼을 것입니다. 어부의
삶으로 돌아온 베드로와 일부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밤에도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베드로는 과거에도
그물을 쳤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아 절망에 빠졌었을 때 예수
님께서 나타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치라 하셨습니다. 그
때 많은 고기를 잡았었습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라고 하셨고 그날부터 베드로는 주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예수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그물
을 치자 고기들이 너무 많이 잡혀 그물이 찢어질 정도가 되
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직접 아침 준비를 해놓고 제자들을 맞이했
습니다. 그리고 시몬 베드로에게 질문합니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
으셨습니다. 베드로는 사랑한다고 대답하지만, 주님은 묻고
또 묻습니다. 그러자 베드로는 주님을 배반했던 기억이 떠올
라서 마음이 슬퍼져 대답하였습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모
든 것을 아십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습
니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라고 하시며 베드로에게 양들을
돌볼 중요한 임무를 맡깁니다.
부활은 영적인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신앙의 행위입니다.
평생 어부로 살았던 제자들이 인간의 능력과 의지만으
로 결국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하는 실패를 경험합니
다. 그러나 주님의 한 말씀으로 불가능하던 일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족함이 많은 우리들을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도록 부르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은 오직 예수님 말씀에 의지하고 충실히 따르
는 것뿐입니다. 무엇보다 영적인 눈을 뜨고 부활하신 주님
을 알아 뵈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이기심과 욕심, 불신과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신 사명에 따라
세상 사람들을 회개로 이끌어 주님께서 마련하신 천상의
식사로 초대해야 합니다. 우리는 매 순간 부활하신 주님을
찾고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우리에게 주신 거룩한
선교 사명을 실천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오늘도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내 사랑하는 아들딸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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