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생명의 말씀 -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연중 제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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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보 제2216호 2019년 2월 10일(다해) 연중 제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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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말씀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박일 알렉산델 신부 | 반포1동성당 주임
겐네사렛 호수에 날이 밝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호숫
가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계셨습니다. 많은 군중
이 서로 잘 듣기 위해 가까이하니 예수님을 둘러싸고 밀치
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시몬의 배에 올라타 뭍에서 조금 나가 달
라고 부탁하십니다. 시몬은 이미 장모님을 고치는 기적을
보았던 터이고, 예수님을 집에 모셨었기 때문에 그분의 말
씀의 권위와 초자연적인 권능을 보았었습니다. 그리고 인
간적 매력에 이미 예수님과 함께 있고 싶었던 차, 시몬은
이 예언자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 도움을 청하니 뭔가 소속
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어깨가 으쓱하는 기분이
들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힘 있는 말씀은 사람을 인간적으로 사로잡습
니다. 시몬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릅니다. 예수님께서는 배
가 뭍에서 조금 떨어져 나아가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쳤
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말씀을 다 마치시고는 깊은 데
로 나아가 그물을 치라고 하십니다. 당시 그물의 길이는
400~500m로 세 부분이 연결되어 있어 그물을 치려면 가장
깊은 데에 쳐야 했고, 운영하려면 적어도 4명의 어부는 달려
들어야 하는 규모였습니다. 고기잡이 경험이 많은 어부의 판
단에 의하면, 지금 그물을 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습니
다. 고기잡이에 적합한 밤을 꼬박 새우며 허탕을 쳤는데, 낮
에 무엇을 잡는다는 것은 기대할 수조차 없었습니다. 더구나
이미 지친 몸들입니다.
시몬은, 예수님께서는 거역할 수 없는 권위를 지니고 말
씀하시고 인간의 힘으로는 완수할 수 없는 것을 이루실 수
있는 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몬은 대
답합니다.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루카 5,5) 스승님의 권위 있는 말씀에 대한 믿음은 헛되지 않
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구원은 먼저 믿음을 요구
합니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부인할 수 없는 당신의 현
존과 사랑의 표지들을 보여주시면서 그 믿음을 지탱시켜
주십니다. 성모님께서도, 아브라함 선조도 그러셨듯이, “희
망이 없어도 희망하며”(로마 4,18) 믿고 내어 맡겨야 합니다.
기적적인 고기잡이 작업의 결말을 본 시몬 베드로는 예수
님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분명히 느끼면서 자신이 죄인임
을 크게 자각하게 됩니다. 이런 현존 체험은 그를 베드로로
자리 잡게 합니다. 루카 복음사가도 이제 ‘시몬 베드로’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시
몬 베드로와 함께 사람 낚는 어부로 불림을 받습니다.
2월 1일 새 신부님들, 2월 2일 봉헌생활을 (다시)시작하
신 수도자님들, 이제껏 그래 오셨듯이 굳건한 믿음과 온전
한 내어 맡김에 항구하시어 기쁨이 가득한 사목 생활, 수도
생활을 누리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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