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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봄의 전령(傳令)

바르톨로메오 바르톨로메오
2019-03-17 12:16 2,66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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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의 봄은 산수유가 가져다 놓는다.

서울은 공동주택인 아파트가 많다. 눈에 띄게 높이 솟아 있는 건축물들은 모두 아파트라 하여도 과한 말은 아니다.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선 마을, 노랗게 피어 오른 산수유가 봄의 전령이 되어 노란 꽃을 잔뜩 가져다 놓고 봄이 왔음을 알려 준다.

아파트 단지의 넓지 않은 공간에 조경수로 심어진 산수유, 처음 식재할 때에는 조경사업비 절감으로 선택된 수종일 텐데 세월이 흘러 20년 가까이 되다보니 수세가 놀랍도록 자라 이제 톡톡히 봄의 전령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 집엔 봄의 전령(傳令)이 둘이 있다.

2층 발코니 창밖에서 눈높이까지 자라 오른 산수유다. 양지 바른 곳이라 며칠 전부터 노란 꽃을 다닥다닥 셀 수 없이 깨알 같은 꽃잎을 열고 있다.

산수유와 함께 봄을 시샘하는 꽃이 또 있으니 베란다에서 겨우내 추위를 달래며 겨울 잠을 자던 군자란이다.

별관심도 두지 않았던 군자란이었는데 어느 순간 꽃대를 쑥 올려 주더니 불그레한 꽃을 살짝 열어 준다.

이렇게 우리 집에는 산수유 와 군자란이 봄을 가져다주는 전령이다.

창문을 활짝 열고 두 전령과 함께 봄을 만끽(滿喫)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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