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생명의 말씀 - 하느님 알아가기, 하느님 백성으로 살아가기 (사순 제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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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보 제2222호 2019년 3월 24일(다해) 사순 제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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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말씀
하느님 알아가기, 하느님 백성으로 살아가기
최승정 베네딕토 신부 | 가톨릭교리신학원 원장
유다 전통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하느님 체험은
이집트 탈출입니다. 하느님께서 어떻게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하셨는지에 대해 유다 전통은 끊
임없이 이야기해 왔습니다. 그 이야기의 시작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은 그 사건을 이끌게 될 모세가 하느님과
처음으로 조우하는 장면인데, 바로 오늘 첫째 독서의 대목입
니다.
양 떼를 몰고 호렙으로 간 모세는 신비로운 광경을 목격
하고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고통을 알게 된 하느님은 모세를 백성들에게 보내려고 하는
데, 정작 모세는 몹시 난처해합니다. 왜냐하면 모세 자신을
포함하여 이스라엘 자손들은 하느님을 알지 못했기 때문입
니다. 400년간 종살이를 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은 하느
님을 잊게 된 것일까요? 창세기에서 하느님은 아브라함-
이사악-야곱에게 나타나셨지만, 그들에게 자신을 명확하
게 알려주시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탈출기
에는 여러 번에 걸쳐 하느님께서 자신의 이름을 가르쳐주
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탈출기의 이스라엘 자손들이 창세
기의 성조들보다 하느님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 것입니다.
구약성경은 이스라엘이 하느님을 알아가는 과정을 서술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신학적 갈등과 긴장을 여
과 없이 독자들에게 보여줍니다. 독자들은 이제 자신들의
현재에서 성경이 전해주는 신앙과 신학을 바탕으로
“하느님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대답해야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탈출과 해방의 역사를 바오로는 코린토
1서에서 그리스도론에 바탕하여 재해석합니다. 바오로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영적 바위에서 솟는 물을 마셨고, 그 바
위가 곧 그리스도이셨다고 해석합니다(신학에서는 이와 같은 해석
을 예형론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바오로는 그 물을 마신 사람들
이 광야에서 죽었음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이 역시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위한 하나의 본보기(예형)였다고 바오로는 해석합니다.
세례를 받았다고, 영성체를 했다고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삶을 사는 것을 통해 전례적 상징이 완성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바오로는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코린토 공동체의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고
따른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깊은 깨달음을 얻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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