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167곳 성지순례를 마치며(3)
미카엘라
2023-12-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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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지 순례를 마치며 (3)
ㆍ성지 주변
작은 마을 성지주변에는 식당등 허기를 채울 곳이 마땅치 않다.
그리고 순례중에는 식당을 찾고 편안하게 음식 먹을 시간이 없다.
이동거리도 있고 성지 방문 순례시간이 정해져 있어 여차하면 스템프만 찍는 순례가 된다.
최소한 묵상과 성체조배는 드려야하기 때문에 여유가 없다.
집에서 음식을 준비해 가지만 펼쳐 놓고 먹을 곳도 많지 않다.
주로 차안에서 먹거나 편의점이 보이면 컵라면과 준비해간 주먹밥을 먹고, 만두집이 보이면 만두로, 김밥집이 보이면 김밥으로 해결했다.
편의점, 김밥집, 만두집이 있는곳은 그나마 큰 도시이다.
만찬을 즐긴 순례는 1박2일 순례할 때가 최고의 식사였다.
김범우 순교자묘, 구룡공소 순례 때는 준비해온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휴게실이 있었고 조씨 형제 순교자묘 순례 때는 고배문환 신부님 생가터에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순례객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ㆍ어려움과 아쉬움
순례중 어려움과 아쉬움이 많다.
167곳 성지중에는
이렇게 높은곳에,
이렇게 작은 도시에,
이렇게 큰 성전이?
어느 순례객의 말이 생각난다.
"성지순례를 하며 대도시 화려한 성당이든, 깊은 산 속 동굴이든, 산꼭대기 공소든 전국 어디에 예수님이 계시며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왜? 이런곳을 성지로 지정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박해시대 신앙선조들의 순교를 생각해보면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굳은 신앙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과 교회를 위하여 피를 흘리신것은 같은데 어느 성지는 넓고 조용한곳에 잘 정돈되어 있고,
어느 성지는 자동차가 씽씽 달리는 도로변에 표지석과 제대 기념비 안내석만 있고,
어느 성지는 네비에 나오지도 않고, 목숨걸고 불법 U턴을 해야하는 성지도 있다.
어느 성지는 승용차보다 4륜구동 차량으로 올라가야 하고 내려오는 차가 있으면 난감한 곳도 있다.
베스트 드라이버가 아니면 힘든 성지도 있다.
제주교구는 코로나전에 1박2일로 순례했지만 어려움과 아쉬움 없이 추자도 황경환묘 까지 순례했다.
부산교구와 마산교구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대구대교구는 2박3일 일정으로 여유를 가지고 순례해야 한다.
전주교구 전주 시내에 있는 성지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광주대교구의 준대성전인 산정동 성당을 순례하려면 성당 사무실에 전화로 확인해야 허탕치지 않는 순례를 할 수 있다.
우리는 추석연휴에 갔다가 도장깨기 순례만 했다.
167 성지
한곳 한곳 신앙선조들의 얼과 순교의 흔적으로 그냥 인증만 하고 돌아서서는 안되는 곳이다.
참으로 영광스러운 순교자들의
영광을 생각하며 우리가 죽을 때까지 예수님을 한결같이 믿어 증언하며 주님의 은총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드려야 하는 곳이다.
시간에 쫒기고
잠에 굴복하고
허기짐에 지치고
장거리 운전에 피로가 쌓이는
순례였지만 돌아오는 길은 뭔가 한아름 안고 오는 기분이었다
성지순례는 도장 찍기가 아니다.
빠른 속도의 완주 도장 찍기가 아니라
신앙 선조들이 자신의 피로 지킨 신앙의 길을 느끼며 감사의 마음으로 천천히 걷는 길이다.
마지막 울산 병영순교지를 끝으로 하루 많게는 900km까지 장시간 운전을 해준 짝꿍 펠릭스에게도 감사하다.
순례가 끝나고 성전문이 잠겨 성체조배는 못 드렸어도 김대건신부님 성상 앞에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그동안 수고 많았다며 서로를 쓰담쓰담.....
축복장을 받고 내년부터는
다시 방문하고 싶은 성지,
순례에 충실하지 못한성지,
아쉬웠던 성지와
'최양업 신부님 시복시성기원 성지순례'인 '희망의 순례자' 책자와 함께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계획해서 다시 한번 순례하고 싶다.
박해를 피해 신앙 생활을 하신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마지막 순례까지 주님의 은총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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