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이인삼각
바르톨로메오 바르톨로메오
2024-06-1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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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초등학교의 가을 운동회 때 학부모 경기 종목으로 이인삼각(二人三脚) 경기가 열려 웃음을 자아내곤 했던 추억이 있다.
오늘 경기가 아닌 이인삼각의 반가운 조우(遭遇)가 있었다.
18년 전 한 직장에 있었으며 ‘바실리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천주교 신자로 화곡2동 성당의 교우다.
어제 전화로 만날 약속은 했지만, 서로가 불편한 몸인 줄은 몰랐다.
만남의 시간은 오전 11시 40분, 요즘 허리에 간헐적인 통증 있어 혹시나 하고 지팡이를 들고 약속 장소에 먼저 나가 있었다.
네 살 후배였지만 직장 동료로 지낸 사이라 친구 같다.
약속 시간이 되니 ‘바실리오’ 친구가 나타났다. 이게 웬일인가 친구는 지팡이 둘을, 쌍지팡이를 짚고 나왔다.
후배 친구는 지난해 수술 후유증으로 힘들게 지낸다며 만나 인사를 나눈 뒤에야 이야기한다.
‘바르톨로메오’는 지팡이 하나, 친구인 ‘바실리오’는 지팡이 둘, 이인삼각이다.
‘바실리오’는 화곡동에서 부평으로 이사를 하였다고 한다,
부평에서 화곡동까지 쌍지팡이를 짚고 왔으니 성의가 대단한 친구다.
삼계탕으로 점심을 하고 커피 한 잔까지 나누면서 옛정을 되새겨 보는 귀한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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