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모자는 주인을 기다려 주지 않았다.
바르톨로메오 바르톨로메오
2018-10-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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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쓰고 다니는 모자를 두고 왔다.
아침산책길 귀한 분을 만나 정담을 나누었는데 서로의 이야기에 심취되었던지 아니면 깜빡 정신 줄을 놓았던지 쓰고 있어야 할 모자를 두고 온 것이다.
그것도 집 가까이 왔을 때 자꾸 무엇인가 놓고 온 기분으로 허전한 마음이 들어 주머니를 툭툭 만져보기도 하고 안경을 고쳐 써 보기도 하면서 골똘히 생각해 보는데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여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모자를 벗으려고 하니 모자가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아차, 아까 그 지인분과 이야기를 나눌 때 의자옆자리에 벗어 두었는데 그대로 두고 온 것이었다.
잠시 다시 나갔다 오려고 하니 아침상을 차려 놓았다며 아침밥 먹고 나가 보라고 아내가 말한다.
이 말에 아침밥도 먹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TV도 좀 보다 느긋하게 나가보았더니 모자는 야속하게도 주인을 기다려 주지 않았다.
명품은 아니지만 나에겐 맵시내는 모자요 폼을 살려 주는 모자였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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