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2017년 8월 기도지향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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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님의 2017년 8월 기도지향 해설
▫ 일반 지향 : 예술가들
-우리 시대의 예술가들이 창의력을 발휘하여 모든 이가 창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데에 도움을 주도록 기도합시다.
저는 지금 이 원고를 쓰면서 피아니스트 김선욱씨가 연주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2악장을 듣고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곡의 도입부를 들을 때면 저는 마치 끝없이 펼쳐진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숭고함을 느낍니다. 예술가이신 하느님께서 이루신 업적을 찬양하는 이 구절처럼 말입니다.
“우러러 당신의 하늘을 바라봅니다, 당신 손가락의 작품들을 당신께서 굳건히 세우신 달과 별들을.(시편 8,4)”
이처럼 제가 베토벤의 음악을 들으면서 숭고한 자연을 떠올린 것은 비단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술가들은 세상을 만드신 예술가 하느님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성경 역시 이를 증언합니다. 유명한 창세기 1장은 예술가이신 하느님을 묘사합니다. 이 세상을 만드는 하느님, 특별히 창조활동 절정의 순간에 흙을 빚고 숨을 불어넣어 ‘당신의 모습으로(창세 1,26)’ 인간을 만드는 하느님은 실로 예술가이십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인간들에게 당신 작품인 이 세상을 ‘다스리라’는 임무를 주심으로써(창세 1, 28), 당신의 창조활동에 우리를 참여하게 하셨습니다. 이렇듯 인간이 이 세상을 가꾸고 다스리는 모든 활동은 예술가이신 창조주 하느님의 활동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이러한 관계를 잘 드러내는 폴란드어 단어를 재치 있게 지적하셨습니다. ‘stwórca(창조주)’와 ‘twórca(기술자, 장인)’이 바로 그것이죠.
가톨릭교회는 하느님의 창조 활동에 참여하는 예술가들의 가치를 예전부터 인식해 왔습니다. 교회 역사를 수놓은 엄청난 예술 작품들이 이를 증명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예술가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교회는 오래전부터 여러분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여러분은 성전을 짓고 꾸몄으며, 교회의 가르침을 높이 기리고 전례를 풍요롭게 해 왔습니다. 교회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여러분을 필요로 하고 여러분의 도움을 바랍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절망에 빠지지 않으려면 아름다움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바로 여러분의 손으로 이루어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같은 맥락에서 예술가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예술가들의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임무는 이것입니다. 사람들이 무관심과 추함에 굴복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 자리에 희망과 신뢰의 불씨를 놓는 것입니다. 곧 아름다움이라는 언어로써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시대 많은 이들 마음에 자국을 남긴 상처들은 이 아름다움으로 치유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엔 아름다움이 필요하고, 진정한 아름다움은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예술가들은 하느님의 창조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진정한 아름다움을 세상에 전할 수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교황님과 함께 예술가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우리 모두가 예술가들의 도움으로 하느님이 빚으신 ‘세상과 삶’이라는 작품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기를 마음을 모아 기도합시다.
- 말씀 :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창세 1, 31)
- 성찰 : 내 삶엔 하느님의 아름다움이 어떻게 자리 잡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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