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2017년 12월 기도지향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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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님의 2017년 12월 기도지향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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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지향 : 노인
- 노인들이 가족과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지혜와 경험으로 신앙을 전수하고 다음 세대를 가르치도록 기도합시다.
교황님의 이번 달 기도지향 주제를 보며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다가 문득 제 머릿속에 떠오른 한 분이 계십니다. 저희 수도회 할아버지 신부님이시지요. 제가 참 좋아하고 존경하는 신부님이신데, 미국에서 오신 하얗고 키 크신 분입니다. 한국엔 제가 태어나기 한참 전에 오셨죠. 수도회에 살아서 참 좋은 점 중 하나는, 이렇게 진주처럼 맑게 빛나는 어르신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동기 수사님과 함께 이 신부님 방에 가서 영어를 배운 적이 있습니다. 그날의 주제는 수도서원 중 ‘청빈’에 관한 것이었지요. 신부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회헌에서는 청빈에 대해 뭐라고 하는지, 또 우리 삶에서 청빈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하지만 대화 내용보다 더 강렬히 제 기억에 남는 게 있습니다. 바로 신부님의 방입니다. 몇 벌의 옷, 몇 권의 책, 침대, 작은 책상…. 이것이 신부님 방이었는데요, 자그마한 공간이지만 참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수도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제 방의 책장은 책들로 더 차 있고 방의 빈 곳도 이런저런 잡동사니를 담는 박스들로 차 있는데, 예수회에서 60년을 넘게 사신 신부님 방은 참 가뿐해 보였습니다. 그 날 저는 신부님의 방을 통해 청빈에 대해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번 달에 노인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초대하시며, ‘그들의 지혜와 경험을 다음 세대에 전달할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말씀하십니다. 제가 할아버지 신부님을 통해 그날 청빈에 대해 배운 것처럼, 이런 풍요로운 나눔이 우리 사회 안에, 교회 안에 더 많길 기도하자는 교황님의 초대겠지요. 교황님께서 노인들에 대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회는 점점 우리(노인들)를 버리려 합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으십니다. 주님께서는 생의 모든 순간을 통해 당신을 따르라고 초대하십니다. 노년기 역시 나름의 은총과 사명이 있고, 주님께서 주시는 성소가 있습니다. 삶과 신앙의 의미를 찾는 젊은이들에게 지혜를 나누는 것, 이것이 노년기의 사명이고 성소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말씀은 젊은 세대에게 특별한 의미를 줍니다. 젊은이들도 그것을 알고 있지요. 저는 할머니께서 서품식 날에 저를 위해 써주신 글을 지금도 성무일도서에 갖고 있습니다. 자주 이 글을 읽는데, 제게 참 힘이 됩니다.”
이번 달에는 교황님과 함께 노인들을 위해 기도하도록 합시다. 그들이 사회와 교회 안에서 존중을 받고, 자신들의 소중한 삶의 경험과 신앙을 다음 세대에 전달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함께 기도합시다.
- 말씀 :“풍부한 경험은 노인들의 화관이고 그들의 자랑거리는 주님을 경외함이다.”(집회 25, 6)
- 성찰 : 각자의 삶을 돌이켜 볼 때, 어르신들께 배운 지혜는 어떤 것이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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