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불출이라 해도 좋다 > 자유게시판

흔히 어리석은 사람을 팔불출(八不出)이라 한다. 또 비슷한 말로 팔불취(八不取)라는 말도 있다.

며칠 전 내가 팔불출 같은 행동을 저질러 괜한 짓을 했나 하고 겸연스럽기까지 했다.

80을 가까이 살아오면서 그저 먹고 자고 하는 단순한 시간만 보내왔기에 남에게 내놓을 만한 재능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 다른 사람의 글을 옮겨적어 보는 필사(筆寫)에 취미를 붙여 십 수년간 쓰고 또 써 왔다.

한글로는 천주교에서 사용되는 경전인 성경(聖經)을 비롯해 대통령과 같은 높은 분들의 연설문을 모두 옮겨 써 본 일이 있었고 한자(漢字)로는 소자소학(四字小學)부터 천자문(千字文), 동몽선습(童蒙先習), 명심보감(明心寶鑑), 계몽편(啟蒙萹), 주자소학(朱子小學), 노자도덕경(老子道德經), 사서삼경(四書三經)까지 반복하여 옮겨 보았고 근년에 와서는 홍콩에서 발간된 번체자(繁体字)로 된 성경을 옮기는 중이다.

방대(厖大)한 양의 성경이라 이제 겨우 절반 정도 옮기는 데 그쳤는데 그동안 옮겨 쓴 글자 수가 90만 자에 육박하고 있어 은근히 자랑하고픈 생각이 들어 단톡방 몇 군데에 자랑 글을 올렸더니 이것이 팔불출이 되는 길이었다.

자기 자랑꾼이 되었으니, 팔불출이라 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