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아내의 잔소리
바르톨로메오 바르톨로메오
2022-11-0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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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외출했는데 점심때가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다.
걱정이 되기도 하였지만, 은근히 점심을 굶지나 않을 가 조바심이 생겨 전화했다.
이제 돌아오는 전철을 탄 모양이다. 30분 후쯤이면 집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대답이었다.
두 식구만 사는 우리 집, 언제인가부터 가정의 중심은 아내에게 옮겨져 있었다.
여자는 혼자가 되어도 살 수 있지만, 남자는 혼자 못 산다며 미리 연습해 두란다.
요즘 같은 세상에 밥솥이며 세탁기,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 전기‧전자 제품이 다 해주는데 사용법을 좀 익혀 두란다.
냉장고에 간식거리를 넣어 두었는데 꼭 꺼내 주어야 먹느냐며 손수 꺼내 먹도록 하란다.
냉장고 문을 열어 보니 우리 집도 부자였다.
배, 감, 사과, 내가 좋아하는 초콜릿까지, 요구르트와 두어 종류의 음료수, 심지어 집에서 만든 식혜까지 먹거리가 많이 있었다. 이런데도 꺼내먹지 않는다고 안달을 아니 잔소리를 한다.
이렇게 잔소리를 하는 중에도 집에 들어오면서 통닭구이를 사 왔노라며 늦은 점심에 통닭구이를 내놓는다.
귀가 따가울 정도의 잔소리 속이지만, 입은 호강을 했다. 이게 다 부지런한 아내 덕이라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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