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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교황 프란치스코의 2022년 3월 기도지향 성찰문

프란치스코
2022-03-14 23:44 2,64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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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의 20223월 기도지향 성찰문

- 생명 윤리의 도전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응답 - 김우중 신부님

 


< 생명 윤리의 도전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응답 >

 


생명 윤리의 새로운 도전에 맞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기도와 실천으

로 언제나 모든 인간 생명의 존엄을 수호하도록 기도합시다.

 


미국에서 윤리신학 첫 수업에 참여했을 때의 일입니다. 예수회원이자

윤리신학 교수인 James F. Keenan 신부님은 윤리신학의 출발점이 무

엇인지 학생들에게 질문하였습니다. 성경, 교회법, 십계명 등 많은 생각

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제가 예상하지 못한 전혀 뜻밖의 대답을 들

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약함(vulnerability)’이었습니다. 신부님에 따르면 약함

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약함 자체이고, 둘째는 약한 이들을 위

약해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자 하느님과 같은 분으로 엄밀히 말하

는 약하신 분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를 위하여 연약한 아기로 태어나

셨고, 가장 약한 모습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약한 우리들을

위하여 당신이 스스로 약해짐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우리

도 다른 약한 이들을 위하여 약해져야 한다는 것이 윤리신학의 출발점

이라는 말은 저에게 무척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에서 세상에서 가

장 약한 이들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교회가 특별한 사랑과 관심으로

돌보고자 하는 이 힘없는 이들 가운데는, 자신을 방어할 힘이 전혀 없

고 무죄한 태아가 있습니다.”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약한 이들을 위해

세상에 오신 것처럼, 그분의 몸인 교회는 약한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약한 이들을 찾아 나서서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교

회의 사명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이러한 교회의 노력을 비웃는 태도에

대해 비판하십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에 대한 이러한 수호는

그 밖의 다른 모든 인권 수호와 밀접히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교

회의 이러한 노력이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된다면, “인권 수호를 위한

견실하고도 지속적인 토대도 없어져, 인간의 권리는 늘 권력자의 편의

에 번번이 휘둘릴 것임을 교황님은 강조하십니다. (복음의 기쁨,

213항 참조)

 


교황님께서도 윤리신학이 어디로부터 출발해서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말씀하십니다. 201929, 로마 소재 성 알폰소 대학원

(Accademia Alfonsiana-Istituto Superiore di Telolgia)의 학생들과 교수

들과의 만남에서 사랑(carita)이 교회 윤리의 가르침에서 가장 높은 가

치임을 강조하십니다.

 


이른바 사랑이 윤리의 시작이자 마침인 것입니다. 이 사랑은 약한 이들

과의 연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가장 약하고 무방비 상태에

놓인 생명을 연대와 신뢰로 우리가 책임을 지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모든 생명의 무조건적인 가치에 대한 진솔한 증언이

결코 파기되지 않아야 합니다.”[1]

 


사랑에 기반한 약한 이들과의 연대는 때때로 우리에게 큰 도전이 됩니

. 우리 또한 약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

의 신비는 바로 약해짐에 있습니다. 약한 이들과의 연대는 그들의 상

황 안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늪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늪으

로 들어가야 하듯 때로는 목숨의 위협을 감수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는 우리를 위하여 죄 많은 이 세상에 오셨고, 결국 우리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생명 수호를 위하여 힘쓸 때 우리가 직면해야 할 저항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권력의지의 이데올로기시장과 기술의

확고한 지지를 이용하고 있는 유사 이데올로기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이들을 휴머니즘을 무너뜨린 오류의 길이라고 비판하십니다. [2]

우리가 생명 수호를 위해 가야 할 길은 좁고 험한 길입니다. 인간 생명

을 경제적 가치에 따라 판단하는 죽음의 문화는 넓고 편한 길로 우리

를 유혹합니다. 생명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설득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따라야 할 길은 예수님께서 걸으셨던 십

자가의 길입니다. 십자가는 곧 사랑을 의미합니다. 사랑 때문에 약한

이들과 연대하고 생명의 수호를 위해 십자가의 길을 걷는 것. 그것이

바로 교회의 사명입니다.

 


교회는 인간 피조물을 위한 하느님의 열정에서 솟아나오는 생명의 휴

머니즘을 강력하게 제시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모든 존재의 생명

을 이해하고 증진하며 보호해야 할 책임은 이러한 하느님의 무조건적

인 사랑에서 움트는 것입니다.” [3]

 


· 성경 말씀: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

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마태 25,40)

 


· 성찰 질문: 나는 누구를 위해서 약해질 수 있습니까?

 


[1]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19-02/papa-francesco

-udienze-accademia-alfonsiana-teologia-morale.html

 


[2] 설립 25주년을 맞아 교황청립 생명학술원 원장 빈첸초 팔리아

(Vincenzo Paglia) 대주교에게 보낸 프란치스코 교황의 서한 (2019),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19-01/papa-francesco

-pontifica-accademia-vita-lettera.html

 


[3] Loc. c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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