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교황 프란치스코의 2022년 7월 기도지향 성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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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의 2022년 7월 기도지향 성찰문
- 노인들 - 손우배 신부님
[노인들] 민족의 뿌리와 기억의 상징인 노인들이 자신의 경험과 지혜로
젊은이들을 도와 그들이 희망과 책임감을 가지고 미래를 바라보도록
기도합시다.
이제 60이 넘으면서 나는 인생의 선배님들, 특별히 지금 70~90이 되
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625 전쟁이 끝난 지 10년도
되지 않았을 때 태어난 나는 가난했던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지금도 나는 초등학교 때 미군들이 급식으로 주었던 옥수수빵을 기억
한다. 배고픔이 사람들의 일상이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선배님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지금 한국은 선진국 반열에 오르고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였다.
그러한 선배님들의 노력으로 나는 젊은 20대에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사
회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이에 나는 선배님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결코 그분들의 노고를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우
리는 그러한 선배님들이 이룬 역사의 연장선 상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젊은 20, 30대 청년들은 내가 가졌던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있는가? 내가 지냈던 20, 30대의 시간을 돌아보며 어려운 환경에 살아
가는 지금의 젊은이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 인생을 마무리하며 세상에 남겨진 젊은이들이 이 어두운 시기에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삶의 지혜를 나누어 주고 격려해주어야
할 시간이다.
“해는 아침에 동쪽에서 뜨고 서쪽으로 진다.” 이것이 인생의 진리이다.
처음부터 중천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한없이 중천에 머무는 것도 아니
다. 때가 되면 서쪽 하늘의 아름다운 노을이 되어야 한다. 인생은 시기
별로 해야 할 자신의 역할이 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시기별로 우리에
게 주시는 소명이다.
그렇다면 노년에 주어진 소명은 무엇인가? 인생은 도움을 받는 시기가
있고, 일하는 시기가 있고, 겸손하게 뒤로 물러나 엑스트라로 살아가는
시기가 있다. 마지막에 해야 할 우리의 소명은 무대 중앙에서 물러나
겸손하게 인생의 후배들을 돕는 것이다.
아직도 내가 중요하고 해가 중천에 떠 있어야 한다고 고집한다면 젊은
이들에게는 그저 욕심 많은 노인으로 보여질 뿐이다. 엄홍길 대장은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런 말을 했다. “산을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사고가 많이 난다. 그래서 진정 산을 정복했다는 것은 정상에 깃발 꽂
을 때가 아니라 산에서 내려온 후에 산을 정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잘 내려와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참으
로 인생했다고 말할 수 있는 지혜는 바로 노년의 삶을 어떻게 마무리
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오래전 한 신부님이 받은 성탄 카드에 이런 글이 있었다. "저는 이제
자작나무가 아닙니다. 저는 버드나무입니다. 이제 구부릴 줄 압니다. 젊
어서는 폭풍우가 몰아칠 때 꼿꼿이 서 있었어야 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이제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구부릴 줄 압니다."
우리가 나이가 들면서 인생의 참된 의미와 가치를 깨닫고 그 지혜를
겸손하게 젊은이들에게 나누어줄 수 있는 은총을 청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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