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교황 프란치스코의 2021년 10월 기도지향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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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의 2021년 10월 기도지향 해설
- 복음화 지향: 선교 제자들
세례 받은 모든 이가 복음의 향기를 풍기는 삶의 증거를 통하여 선교
에 나서고 복음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과 불안이 커져
만 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와중에도 세상에희망과 온기를 전
해주는 감동적인 사연들이 있었습니다.
배가 고팠지만 돈이 없던 형제에게 치킨을 여러 번 무료로 제공해주고
어린 동생에게는 이발까지 시켜주었다는 한 치킨집 사장님, 자기 생일
에 피자를 먹고 싶다는 7살 딸을 두었지만 코로나로직장을 잃고 생계
가 막막하였던 아버지를 위해 무료로 피자를 배달시켜주었다는 한 피
자가게 사장님,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병상에 격리되어 적적 하셨을 아
흔이 넘은 할머니를 위해 화투를 이용한 그림 맞추기를 해주었다는 간
호사 분들, 이분들에 대한 소식이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감
동을 주었는지 모릅니다.
이는 그분들의 행위 자체가 선한 것이기도 하거니와, 본인들도 그리 여
유가 많지는 않았을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달 교황님의 기도지향인 '복음의 향기를 풍기는 삶의 증거'란 바
로 이런 분들의 모습일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이렇게 말씀하십
니다. "복음을 나누는 첫째가며 가장 중요한 길은, 그 복음을 살아내는
것입니다. 선교란, 우리의 삶을 통하여오염된 세상에 잠겨 있는 이들에
게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는 것입니다." [1]
그리스도인으로서 복음의 향기를 내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사실
우리 모두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삶의 방식을 살아내는 것이겠죠. 그렇지만 그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
또한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어디에서부터 시작해볼 수 있을
까요? 너무도 유명한 다음의 복음 말씀을 살펴보시죠.
마리아가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렸다. 그러자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요한 12, 3)
십자가형을 가까이 앞두고 누구보다 가난하셨을 예수님께 대한 마리아
의 행위는, 분명 복음의 향기를 충만히 자아 내었습니다. 마치 온 집안
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게 되었다는 표현처럼 말입니다. 그렇지만 그것
은 여러모로 너무나 어려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예수님의 발에 붓는 일도, 그리고 그 예수님의 발을 자기
머리카락으로 닦아 드리는일도, 아름답기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도저
히 엄두가 나지 않을만한 일이기도 한 것입니다. 이처럼 삶을 통해 세
상에 복음의향기를 전하는 선교사명 역시, 종종 그 일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우리를 주눅들고 포기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다음의 구절에 다시금 주목해봅니다. "그러자 온 집 안
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 아마도 그 장소에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
그 향유 냄새는 물씬 스며들었을 것입니다. 그 향기에 가까이 있는 만
큼, 그리고 그곳에 오래 머문 만큼 더 그러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
리 역시 복음의 향기를 전하는 일에 앞서서, 그 복음의 향기를 맡고 거
기에 머무르는 일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우
리에게도 복음의 향기가 스며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세상에 복음의
향기를 전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그런 분들을 찾고 함께 함으로써, 우리 역시 자연스럽
게 복음의 향기를 자아낼 수 있게 될 것이라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복음의 향기를 자아내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기도 드리며, 그분들을
통해 온 교회와 세상에 그 향기가 더 가득 퍼져나가기를희망합니다. 그
리고 그렇게 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의 향기에 젖고 스며들어, 그
들 역시 선교 사명에 진정으로 기쁘게 임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 드리
면 좋겠습니다.
[1]https://thedialog.org/vatican-news/pope-francis-christians-must-be-
missionary-disciples-who-share-the-gospel-with-humility-and-resp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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