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형, 몸이 마이 아푸다매...
강철웅 바르톨로메오
2025-01-0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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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형, 어찌 덴노? 몸이 마이 아푸다매…”
영등포 쪽에 사는 한 살 아래의 고향 친구가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에 정감이 넘치는 말투로 전화를 걸어 왔다.
벌써 지난해 이야기가 된다.
12월에 들어서면서 건강에 문제가 생겨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는데 이렇게 비실비실 나약하게 살고 있는 내 사정을 소문으로 듣고 안부를 챙겨 묻는 전화였다.
60여 년 전의 일이다.
이 친구도 나도 지리산 자락의 산골 소년으로 무작정 상경하여 번듯한 삶의 터전의 일궈 낸 장한 사람들이다.
특히나 둘은 천주교 세례교인이 되어 독실한 신앙인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다.
이렇게 타향에서 남다르게 고생하며 살아왔던 터라 지나온 세월에 대한 회한이 있어서 일까, 서로 간의 우의와 정이 남다르게 돈독하다.
코로나 이후 자주 만나지도 못했는데 아프다는 소문에 괜히 짠한 마음이었다며 점심이나 한번 대접하고 싶다고 한다.
다급한 성격은 지금도 그대로인 듯 “영등포로 나올래요. 내가 그쪽으로 갈까요.” 한다.
열심히 살아 온 친구, 우리는 이제 건강을 챙겨야 할 나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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